처녀막이 생긴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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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 없는 원숭이」의 저자이자 세계적으로 유명한 동물행동학자인 D.모리스는 인간의 처녀막에 대해, “최초의 섹스에 아픔을 따르게 함으로써 경솔하게 행동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함이다.”라고 말하고 있지만 글쎄, 이건 어디까지나 결과론적인 얘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인간의 관습이나 도덕적 차원에서 보면 충분히 수긍이 가는 이론이지만 생물학적 차원에서는 설득력이 약한 하나의 가정에 불과한 것이다. 

더구나 인류 역사상 처녀막의 유무에 의미를 두기 시작한 것은 불과 500~600년 전부터라고 하니까 진화의 원인이 되기에는 너무 짧은 시간이다. 그럼 지금부터 처녀막의 생성 과정에 대해 알아보자. 

‘처녀막’이라고 ‘막’자로 끝나는 말이기 때문에 질구(膣口) 전체를 몽땅 막고 있는 한 장의 엷은 막을 상상하기 쉽지만 사실은 그 형태가 매우 다양하다. 선천적으로 처녀막이 완전히 막힌 처녀막 폐쇄증에 걸린 경우 월경이 시작되기 전까지는 아무런 장애가 없지만, 일단 월경이 시작되면 혈액이 질내에 고여 복통이 일어나게 되므로 병원에 가서 처녀막을 절개하는 수술을 받지 않으면 안 된다. 일부 원숭이류 가운데도 처녀막을 갖고 있는 종류가 있으며 하등 포유류의 경우에도 비뇨생식계의 발생단계인 태아단계에서 볼 수 있다. 

포유류 말고 양서류, 파충류, 조류의 경우에는 똥과 오줌, 생식세포(정자나 난자) 등이 모두 총배설구라고 하는 하나의 구멍에서 나오기 때문에 막이 덮여 있으면 큰일이다. 

포유류로 진화를 하면서 구멍 내부에 벽이 생김으로써 똥을 나르는 통로와 오줌과 생식세포를 나르는 통로가 서로 분리되었다. 

오줌과 생식세포를 나르는 통로는 비뇨 생식동이라고 부른다. 여기까지 생식세포를 나르는 관은 정소와 난소가 되는 생식선과 연결이 된다. 그런데 이 관은 태아기의 초기단계에서는 모두 4개의 양성 관을 갖는다. 이윽고 자기의 성이 아닌 쪽2개는 서서히 퇴화해 버리고 나머지 2개만 발달한다. 인간은 수태 후 2개월 반이 되면 암수로 갈리기 때문에 이때부터라고 할 수 있다. 

암컷에게 남은 2개의 관은 수란관이 된다. 이 수란관은 2개의 난소로부터 각각 1개씩 성장하여 서로 접근하다가 달라붙어 1개의 굵은 관이 된다. 그리고 이 관은 중간에서 잘록해져서 안쪽은 자궁이 되고 바깥쪽은 질이 된다. 

그런데 이 관은 내부의 압력 때문에 비뇨 생식동의 접점에서 좁은 구멍이 열리게 된다. 만약 이런 과정이 계속 진행되지 않으면 처녀막 폐쇄가 일어난다. 일반 포유류들은 성장하는 데 따라 구멍이 완전히 열리지만 인간은 완전히 열리지 못하고 어중간한 상태로 성장을 한다. 이 열리지 않는 부분을 처녀막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진화의 프로세스로 설명을 하자면 이 점에 있어서 인간은 오히려 반대로 진화했다는 결론이 되는데, 그렇다면 이 처녀막은 반드시 어떤 기능이나 효용성이 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반드시 그렇지도 않다는 것이 학자들의 설명이다. 

굳이 효용을 따지자면 최초의 성교 이전가지 미성숙한 자궁과 난소를 보호하기 위한 어느 정도의 방패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인다. 그러나 이런 목적을 위해 처녀막을 발달시켰다고 보기는 어렵다. 처녀막은 분명 태아기의 유물이다. 그렇다면 왜 인간은 이런 유물을 간직하게 되었을까? 참으로 알 수 없는 수수께끼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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