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성지식
1. 정관수술을 하면 정력이 감소한다?
정관수술은 정자의 이동 통로인 정관을 결찰해 정자의 방출을 방지하고 임신이 안되게 하는 영구피임법이다. 여성의 난관수술에 비해 대단히 간단하면서도 효과적인 방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성들이 정관수술을 꺼리는 이유는 ‘정력감소’다.
정관수술을 한다고 정력은 절대 감소하지 않는다. 정관수술은 정자의 방출만 막고, 정액은 정상적으로 배출돼 음경의 기능에 상관이 없다. 저자를 포함한 비뇨기과 의사들 대부분이 정관수술을 받았고, 수술의 역사가 100년 이상된 시술이니 염려할 필요가 없다. 부작용이 있었다면 의사들도 이용하지 않았을 테고, 확실한 피임법으로 자리 잡을 수도 없었을 것이다. 단언컨대, 정관수술 후 정력 감퇴는 절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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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음경발기는 장시간 지속될수록 좋다?
대개 정력 센 남성의 상징은 강직도 있는 발기 상태가 수시간 지속되고, 여성 파트너와 마음껏 성관계를 가지는 능력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수시간 음경의 발기상태가 지속되면 병적인 이상이 동반될 수 있다.
음경지속발기(priapism)는 성적 욕구나 자극과는 관계없이 발기가 병적으로 지속되는 응급치료를 요하는 비뇨기과 질환이다. 발기가 4시간 이상 팽창할 정도로 강한 강직도가 지속되면 산소공급 장애를 비롯해 음경 혈액순환 이상으로 음경해면체의 부종과 섬유화를 유발한다. 이런 경우 음경 손상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신속한 치료가 필요하다.
소중한 선물인 것같은 발기지속상태도 너무 오랫동안 지속되면 음경에 손상을 줄수도 있다는 것이다.
3. 성기능 향상을 위해서는 사정을 참아야 한다?
비뇨기과와 한의학 영역이 바로 정면으로 부딪히는 부분이 접이불루(接而不漏)다. 동양의학에서는 정액이 인간의 생명력과 생식 능력을 유지하는데 매우 중요해 정(정액)을 아껴야 한다. 최대한 사정은 하지 말라는 얘기다.
그러나 비뇨기과의 관점에서는 정반대다. 전혀 근거가 없을 뿐더러 성기능 유지를 위해서는 과하지 않은 범위에서 정액의 적절한 배출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성 생리적 특성상 성관계 후 사정을 하지 않으면 성적스트레스가 누적되고, 전립선을 포함한 성 부속기관에 충혈이 생겨 여러 가지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비뇨기과에서는 전립선 질환의 치료 목적으로 적절한 정액 배출을 권장하기도 한다. 정액은 통상 3일에 한 번씩 만들어지니 일주일에 2회 정도 정액을 배출하면 성기능과 전립선 기능을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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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성생활이 많을수록 비뇨기과를 자주 방문하게 된다?
남성이 성생활을 많이 하면 성기능에 문제가 발생하고, 성병에도 노출돼 비뇨기과를 찾게 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저자가 발기부전, 조루증 등의 성기능장애를 치료하는 비뇨기과 의사로서 경험을 축적해온 결과, 비뇨기과를 찾는 사람은 성생활이 문란한 쪽보다 부족하거나 위축된 경우가 많다.
성생활이 활발하고 관심이 많은 남성은 비교적 다양한 노력을 하게 되므로 성기능장애가 생길 가능성이 떨어지는 반면, 성생활을 등한시하고 관리가 소홀하면 조루증, 발기부전 등의 성기능장애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가장 이상적인 남성은 성생활을 활발하게 하면서 주기적으로 비뇨기과를 내원해 전립선, 성기능 검진 등을 받으며 전문의의 조언을 따르는 것이다.
5. 발기부전 치료는 치료약만 복용하면 성기능이 좋아진다?
발기부전증으로 내원하는 분들은 단지 경구용 약제만 복용하면 성기능이 개선되시는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발기부전 치료의 첫 번째 치료원칙은 바로 가역적 원인에 대한 교정이 선행되어야 하는 것이다.
즉, 발기부전은 스트레스, 신경과민, 과도한 음주, 흡연, 운동 부족 등 누적된 생활습관에 의해 발생하므로 반드시 생활습관 교정이 이루어져만 치료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런 교정없이 발기부전약만 복용할 경우 오히려 ‘습관성’ ‘의존성’의 경향이 나타날 수도 있다.
발기부전 치료제 복용도 필수지만, 혈액순환을 촉진하는 생활습관의 교정도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