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몰래 딴 짓 하는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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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해. 며칠 전부터 그곳이 따끔거리고 화끈화끈 하면서 간지럽기도 하고, 아무래도 성병인 것 같아. 남편이 나 몰래 딴 짓을 하고 다니는 건 아닐까? 정작 성병을 옮긴 사람은 아무런 증상이 안 나타나기도 한다는데, 혹시나 싶어서 자기도 그곳이 간지럽거나 아프지 않느냐고 했더니 자기는 아무렇지도 않대. 내가 자기를 의심이라도 하는 줄 아는지, 찔려서 그러는 건지 오버하더니, 오히려 화를 내더라고. 남자들은 성병에 걸리면 고름이 나오는데 자기는 아무렇지 않다나. 그럼, 내가 어디 가서 이상한 짓이라도 하고 와서 멀쩡한 남편을 잡는다는 거야? 아이, 속상해 죽겠어. 이런 일로 병원에 가본 적도 없는데, 가려면 남편을 데리고 가야 한다고 그러던데.”

친구의 이런 고민을 듣다가, 혹시 단순한 질염을 가지고 괜한 남편을 잡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어 너무 오버하지 말고 일단 병원부터 가보라고 이야기해주었다.

아무래도 부부는 자주 성관계를 가지다 보니까 그곳을 깨끗하게 관리해야 한다. 몸에 생기는 다른 병은 지극히 개인적인 문제인데, 유독 성기에 걸리는 병에 대해서는 부부가 서로에게 책임을 물어야 하는 비운의 운명(?)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나는 주위에서 남편의 의심을 살까봐, 혹은 아내의 의심을 살까봐 병을 숨기고 관계를 계속 가지는 경우도 종종 보아왔다. 그래서 더 큰 병을 만들어 후회하는 실수를 하게 되기도 한다. 하지만 성숙한 부부라면 성병에 대해 좀 더 열린 사고방식을 가질 줄 알아야 한다. 성병 하면 배우자 이외의 불결한 상대와의 성관계를 통해서만 걸린다는 편협한 오해가 금실 좋은 멀쩡한 부부를 갈라놓을 수도 있으니까.

부부가 오해하기 쉬운 성병

질염

질염은 거의 모든 여성들이 일생에 한 번 이상 걸리는 질병이다. 쉽게 치료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려움이나 눈에 띄는 분비물, 통증을 동반하기 때문에 남성에게 곧잘 오해를 받기 쉽다.

하지만 여성의 질염은 무분별한 성관계보다는 꼭 끼는 속옷과 스타킹, 다리를 꼬고 오래 앉는 자세 혹은 격렬한 섹스 후에 질 벽이 약해져 있을 때 쉽게 발생하는 경우가 훨씬 많다.

정액 알레르기

남성이 사정을 한 후 질이 화끈거리는 등의 반응을 자주 보인다면 정액 알레르기일 가능성이 크다. 여성의 경우에는 가려움증과 함께 질이 붓거나 충혈 되기도 한다. 정액이 질 속으로 들어가면서 여러 가지 알레르기 반응을 만드는 경우 발병하는데 두드러기나 알레르기성 재채기, 심하게는 호흡곤란이나 기침까지 하게 된다.

증상은 사정 후 몇 시간 동안 지속되는데 다른 성병과 증상이 비슷해서 죄도 없는 남성이 오해 받기 딱 좋다. 그러나 이런 화끈거리는 증상은 대부분 과도한 마찰 때문일 확률이 더 높다.

 허니문 방광염

신혼 첫날밤을 보내고 나서 병원으로 향하는 부부들이 있다. 대부분은 허니문 방광염 때문인데, 소변을 볼 때 따끔거리는 등 성병 증상이 나타나니 무지한 신혼부부들이 당황하는 것이 당연하다.

급성방광염은 어릴 때는 남녀가 비슷하게 생기는데 성장하면서 여성에게 더 많이 생긴다. 왜냐하면 너무 꼼꼼한 질 세척으로 자정작용이 어려워져서 요도로 세균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신혼 초, 성관계가 익숙하지 않은 신부의 경우에는 흔히, 섹스 시에 세균이 요도로 들어가게 되면서 방광염을 일으키게 된다.

 전립선염

전립선염은 성인 남성의 25% 정도에게 발생할 정도로 아주 흔한 질환이다. 그런데 성병과 마찬가지로 요도가 따끔거리고 배뇨시 통증이 있어 의외로 오해를 많이 받는 질병이다.

전립선염은 성병을 제대로 치료하지 않아서 걸리기도 하지만, 그것은 겨우 2~3%에 지나지 않는다. 오히려 전립선염은 오래 앉아 있는 직업을 가진 남성들이 많이 걸린다. 오래 앉아있는 자세는 전립선이 압박을 받아 피가 잘 통하지 않게 하고, 또 요도 내 압력이 높아져 소변이 전립선으로 역류하면서 염증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섣부른 의심은 큰 상처

대부분 성병이라고 하면 무분별한 성기접촉으로 감염되는 매독이나 임질 등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성병은 이제 근래에 와서 좀 더 넒은 범위로 성인질환 (性因疾患:sexually transmitted disease:STD)이라는 명칭으로 대치되었다. 간염과 같은 질병들이 성 관계에 의해 감염되고 있고 또 성관계가 아닌 원인으로 인해 얼마든지 성병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성병이라는 진단에 무턱대고 배우자를 죄인 취급하는 경솔함이 없길 바란다. 의심을 사는 일이나 의심받는다는 느낌만큼 큰 상처를 주는 말은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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