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남편의 성감을 깨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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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는 성감대가 없다? 어렵게 생각할 문제는 아니다. 터치를 느낄 수 있는 감각신경세포가 온전히 있는데 느끼지 못한다는 건 어불성설이니까. 남자의 몸이 차가운 강철로 만들어진 것도 아니고, 사랑스러운 손길로 만져주면 누구나 기분이 좋아진다. 그것이 성감이다.

섹스에 서툰 여자들에게

가부장적 유교 문화의 흔적이 남아 있어서인지 우리는 아직도 여자가 성에 적극적이거나 이를 공론화하는 것에 거부감을 갖고 있다. 성에 대한 무지는 어떤 형태로든 남녀 간의 이해 문제로 번질 수 있다. 더구나 요즘 섹스리스 부부가 늘고 있다는데 여자가 성에 소극적이고 조신한 것, 뭐 나쁜 건 아니지만 더 이상 미덕이라고 할 수도 없다. 행복한 성문화센터 배정원 소장은 "우리나라 여자들은 섹스를 잘 못한다"라고 잘라 말한다.
"아내들은 남편과 섹스를 하는 과정에서 하나의 행위밖에 하지 않아요. 'Yes'. 남편이 할까? 하면 '그래' 하고 대답하면 아내의 역할은 끝이에요. 남편을 만져주지도 않고 키스를 유도하지도 않아요. 그야말로 여왕처럼 누워 남편에게 서비스 받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해요. 여자들에게 섹스란 일방적으로 남자에게 받는 서비스를 의미해요. 남자들은 별로 행복하지 않을 거예요. 그들의 페니스를 제외하고 말이죠."
짧은 시간 인터넷을 검색해봐도 여자의 성감대에 대한 남자들의 지대한 관심과 찾으려는 노력의 흔적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반면, 남자의 성감대에 대한 글들은? 초라할 정도로 없다. 어떤 글에서는 '남자의 성감대=오로지 음경'이라는 구절을 볼 수 있었다. 남자는 정말 '그곳' 말고는 성감대가 없는 것인가?
"남자들의 성감대에 대해 여자들은 관심이 없어요. 그저 페니스를 만지는 걸 좋아한다는 정도만 알고 있지요. 물론 음경, 귀두가 실제로 매우 예민하죠. 그렇지만 남자들도 여자들과 마찬가지로 온몸이 예민해요. 특히 젊은 남자일수록 가슴이나 사타구니, 골반, 무릎 뒤쪽에서 많이 느낀다고 해요. 손가락을 빨면 짜릿해하는 남자의 모습은 비단 영화 속 얘기만은 아니에요."
피부 감각은 나이가 들수록 둔해진다. 노년의 남자들에게는 좀 더 직접적인 애무가 흥분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여자만큼이나 고운 피부를 자랑하는 젊은 남자들은 똑같이 전희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좋아한다.
"프랑스로 유학을 다녀온 30대 남자의 얘기예요. 프랑스인 여자친구와 관계를 하는데 여자친구가 자신에게 전희를 4시간이나 해주더래요. 머리부터 발끝까지 만져주고 키스를 퍼부었다네요. 그에게는 평생 잊을 수 없는 멋진 섹스였다고 해요. 사랑하는 사람을 아껴주는 마음이라면 4시간이 문제겠어요?"
부부간 섹스가 없어지는 이유 중 하나는 남편이 성적 프러포즈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혹시 우리 남편, 섹스가 재미없어진 건 아닐까?
"남편이 섹스에 적극적이지 않다면 한번 생각해볼 문제예요. 남편이 지치고 피곤하다고 말하는 건 섹스할 때 일의 양이 너무 많다는 걸 의미할 수 있어요. 아내가 '오늘 밤은 나에게 맡겨봐' 한다면 거부하는 남편, 과연 있을까요?"


남자들도 모르는 성감 개발법
배 소장은 아내도 남편이 자신에게 해주는 똑같은 방법으로 남편을 애무하라고 말한다. 성 상담을 하러 온 사람들에게 배 소장은 아내에게 기존의 성적 역할을 바꿔 '남편의 성감대를 찾아오라'라는 숙제를 내곤 한다.
"숙제를 마친 부부들의 경우 남편이 매우 만족스러워해요. 남자인데도 '당하는 것'이 좋았다고 이야기하죠. 대부분이 자신에게 이런 느낌이 있는 줄은 미처 몰랐다는 반응이죠. 남자들은 자신의 성감대를 몰라요. 성감은 만지면서 더욱 개발되기 때문이에요."
성감은 만지면 만질수록 예민해진다. 섹스에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한 건 이 때문이다. 개발 정도에 따라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점점 심화되기 때문이다.
"남자들의 자위하는 습관도 성감이 둔화된 이유일 수 있어요. 남자의 자위 행위는 지극히 성기 위주의 자극과 시각적 자극에만 집중하기 때문에 유난히 그곳만 개발된 거죠."
배 소장이 알려준 남자의 성감 개발을 위한 몇 가지 방법을 설명해본다.


① 성감 터치하기
몸 어떤 곳이든 만지면 좋겠지만 단, 강약 조절을 잘해야 한다. 너무 스치듯 가벼우면 간지러워할 것이고 너무 누르면 통증을 느낄 수 있다. 짜릿함을 느끼게 하는 적절한 강도는 개인마다 다르니 아내가 만지면서 남편에게 어떤 감각이 좋은지 수시로 물어보고 그 정도를 익힌다. 때로는 입술을 사용해도 좋다. '피부는 제2의 뇌'라고 한다. 건성이 아닌 정성이 담긴 터치는 상대방에게 그대로 사랑으로 전해질 것이다. "어때? 좋았어?"라는 말은 남자만 하는 질문이 아니다.


② 시각적 성감 깨우기
배 소장이 제주도 '건강과 성 박물관' 관장으로 있던 당시, 전시장에 남녀 성감대 인형을 설치해놓은 적이 있었다고 한다. 인형을 이용해 남녀의 주된 성감대에 빨간색 LED 불빛을 쏘아 표시한 전시물이다. 남자 인형의 이마에도 LED 불빛을 비췄다. 사람들은 "이마에도 성감대가 있는 줄 미처 몰랐어요"라곤 했단다. 정확히 이마가 아니라 뇌, 시각적 자극을 표시한 것이었다. 남자들은 사랑하는 사람의 섹시한 이미지를 보는 것만으로도 흥분을 한다. 이를 충분히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때로는 촉촉이 젖은 머리카락, 은은한 침실의 조도, 전라보다는 하늘하늘한 속옷 등 자고로 보일 듯 안 보일 듯한 노출이 더 자극적인 법이다. 혹시 집에서 편하다는 이유로 이 방 저 방 속옷 차림으로 다니는 건 아닌지. 익숙한 풍경이 돼버리면 정작 자극이 필요할 때 느끼지 못하게 된다. 이미 볼 장 다 본 사이. "가족끼리 이러는 거 아니야"라는 남편의 시답잖은 농담은 이런 이유로 생겨버린 것이 아닐까.


③ 내 남자의 취향 파악하기
만족스러운 섹스를 위해서 '내 남편 전문가'가 돼야 한다. 속옷 구입도 이왕이면 남편의 취향에 맞게 선택하자. 남편은 호피무늬를 좋아하는 데에도 화이트, 핑크처럼 소녀 취향의 속옷을 고집한다면 유치해 보여 자극과는 멀어질 수 있다. 또 남자라고 모두 T팬티 같은 야한 속옷을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기겁하는 남자들도 많다. 보편타당한 취향이란 없다. 상대가 좋아하는 방식에 맞춰 자극을 주는 센스를 발휘해야 한다. 사랑받는 현명한 아내는 보디크림의 향기마저도 남편의 취향을 고려해 선택한단다. 시각만큼이나 후각도 에로티시즘에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기자는 그동안 아이와 함께 베이비 보디로션을 발라왔다. 아차차….


④ 가끔은 성적 판타지 인정하기
남자는 영원한 소년이다. 성적 판타지는 사춘기 소년만 갖고 있는 게 아니다. 당신의 남편도 매일 밤 꿈꿀 것이다. 범죄만 아니라면 남편의 판타지에 맞장구를 쳐주는 것도 좋다. 특히 장소에 대한 판타지도 많은데, 예를 들어 여자는 나만의 안락하고 안전한 공간에서의 하룻밤을 꿈꾸지만 남자는 탐험 욕구를 충족시키는 산속 휴양림 펜션을 더 선호할 것이다. 오픈된 장소에서의 관계를 꿈꾸는 남성도 많다. 최근 섹스리스를 주제로 한 메릴 스트립 주연의 영화 '호프 스프링스'를 보면 남편의 성적 판타지는 '공개된 장소에서 하는 오럴 섹스'였다. 처음에 아내는 기함하며 거부하지만 부부관계 회복을 위해 인적이 드문 시골 마을 극장에서 시도하게 된다. 머리를 부딪치는 등 좌충우돌 끝에 실패하지만 자신을 위하는 아내의 진심이 전해지면서 남자의 마음이 열리기 시작한다. 아내들은 남편에게 늘 이벤트를 요구하지만 자신이 남편을 위해 해줄 생각은 잘 못한다. 한 번쯤은 아내가 주도권을 잡을 필요가 있다. 남편을 납치해 산속 깊은 곳으로… 그리고 침대에 묶어놓고 성감 터치! 여성도 때로는 당황하는 남성을 쥐락펴락하며 리드하는 재미를 느껴보자.


⑤ 노골적인 그곳이라도!
시간과 노력이 걸리는 성감 터치가 어렵다면 절대적인 남자의 성감을 공략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음경, 엉덩이, 항문과 음낭 사이다. 특히 항문과 음낭 사이는 전립선이 지나고 있어 자극을 받으면 예민하게 반응하는 부분이다. 어떤 전문가는 항문과 음낭 사이를 여자의 G스폿과 비교한다. 여자의 전립선이 퇴화되면서 G스폿이 됐다는 학설이 있는 만큼 어쨌든 남자의 확실한 성감대인 것이다.
배 소장은 부부가 중년을 넘으면 호르몬의 변화에 따라 아내가 주도적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상담하다 보면 아내의 적극적인 태도를 바라는 갱년기 남편들도 적지 않단다.
"사랑하고, 원하고, 행복하게 해주고 싶다는 메시지가 남편에게 전달되는 것만으로 충분해요. 현실적으로 말하면 남편은 아내와의 섹스가 만족스러우면 외부의 다른 여자에게 눈길을 돌리지 않아요. 금슬 좋은 부부들은 그저 궁합이 좋아 이뤄진 것이 아닐 거예요. 서로에게 늘 섹시하고 유머러스하고 사랑스럽게 보이도록 노력하는 거죠."
섹스는 보상심리나 이기주의에서 출발하는 것이 아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기 위한 행위다. 거리낄 무언가가 있을 리 없다. 자존심 때문에 주저한다면 '내가 과연 그 사람을 사랑하는지' 스스로에 대해 먼저 생각해볼 문제다. 사랑한다면 그 사람의 존재 자체만으로 고마운 법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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